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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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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84회 작성일 21-03-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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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의 속사정

  • 모카혜진 저
  • 2021-03-18
  • 로맨스
“게이가 아니라는 것부터 증명하면 되겠습니까?”
태석의 말에 이솔의 말문이 턱 막혀 들었다. 기껏 도망가겠다고 한 걸음 물러섰지만 다리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태석이 다시 그녀의 손을 잡아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손등을 부드럽게 쓸었다.
발끝까지 오므라들게 하는 저릿함이 다시 시작되었다. 머릿속에서는 도망가라는 경보음이 쉴 새 없이 울리고 있었지만, 마음은 그러고 싶지 않아 하는 게 분명했다.

태석과 이솔은 그의 펜트하우스 문 앞에 서 있었다.
전자 도어락 열리는 소리가 나고 그의 공간으로 향하는 문이 열렸다.
“들어갈래요? 미리 말하지만 들어가면…….”
“기꺼이!”
기꺼이 들어가죠. 당신에 대해 알 수 있다면. 소문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면. 이 안에서 당신의 진심을 찾을 수 있다면.
이솔이 먼저 한 걸음을 떼었다. 태석이 잡은 손을 당겨 그녀를 다시 멈춰 세웠다.
“쉽게 생각하지 마. 들어가면 오늘 밤 안 놓아줄 거야.”
낮고 그르렁거리는 목소리. 지금껏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어투와 함께 그의 눈동자가 검게 일렁이고 있었다. 간신히 억누르고 있는 원초적인 욕구가 간간이 이빨을 내비치는 게 색정적이기까지 했다.
이솔은 아무 말 없이 잡은 손을 당겨 안으로 이끌었다.
그의 등 뒤로 문이 닫히는 소리가 울리는 순간.
태석이 거칠게 이솔에게 덮쳐들었다. 먹이를 낚아채는 짐승처럼 태석은 그녀를 단숨에 끌어안고 입술을 찾아 물었다.
뜨거운 시선이 그녀의 얼굴 구석구석을 쓸어 담았다.
“이래도 내가 게이 같아요?”
“게이도 키스는 할 줄 알아요.”
“그럼 어떻게 증명할까요?”
이솔이 들끓고 있는 그의 눈동자를 좇았다.
“최선을 다해서.”
장난 같은 진담에 태석이 진하게 웃어 보였다. 지금껏 봐왔던 어떤 미소보다 환한 웃음이었다. 있는 줄도 몰랐던 뺨의 보조개까지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 사이를 가르고 있던 마지막 꺼풀들이 벗겨져 나갔다. 비밀스럽고 뜨거운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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